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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 의 내용을 잘 들어보면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 대부분이다.
그저 자기 입장에서 하는 말인데 그것에 마음을 다치게한다.
특히 본인의 입장을 내세우느라 상대의 입장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에서 상처가 폭발한다.
그나마 상대의 입장이 보이기라도 한다면 다행이다.
상대방의 처지 따위는 아예 생각조차 못 하는 사람도 많으니 말이다.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상대의 마음이나 처지를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다.
넉넉한 인품을 타고났거나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그러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억지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대화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면 엄청난 후유증이 뒤따른다.
자기 입장만 고수하는 상대방이 꼴도 보기 싫은데
겉으로는 이해하는 척하는 자신의 이중성을 스스로 비하한다거나,
상대의 입장만 챙기다 정작 자기 자신을 내팽개치기도 한다.
또 자신을 이해 잘하는 사람, 공감 잘하는사람, 대화 나누기 좋은 사람 등
이상적인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욕심을 내다가 가랑이가 찢어지기도 한다.
나는 사람들과 갈등이 있을 때 꼭 그 사람의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했다.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 무진장 애를 썼다.
상대가 나를 공격하는 사람이라 해도 말이다.
착해서 그런 게 아니라 무엇이든지 납득이 되어야 넘어가는 고집스러운 성격 때문이었다.
이해되기 전까지는 그것에 집착하고 물고 늘어지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이런 말을 늘 달고 살았다.
"아, 정말 이해가 안 돼."
그러자 친구는 이런 말은 한적이 있다.
"다 이해하려고 하지 마."
그렇다. 상대의 입장이 있다는 것만 알아도 인간관계가 훨씬 가벼워진다.
거기서 덜 나아가도 더 나아가도 문제가 생긴다.
상대의 입장을 살피지 못하면 대화 자체가 되지 않아 갈등으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상대의 입장을 억지로 이해하려 하다 보면
내 입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되거나 타인의 마음 하나 이해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
게다가 마음에도 없는 이해와 공감은 질이 낮다.
상대도 그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나는 이것 한 가지 만 기억하기로 했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지 말고 '있음'만 인식할 것.
중요한 것은 내 입장이 먼저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상 대의 입장은 그다음이다.
상대의 입장이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당신은 대단한 사람이다.
세상에는 상대의 입장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 더 많다.
그 입장의 경계선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나를 지키고 관계를 지키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