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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이모티콘

    만나고 사귀고 헤어지는 일이 꼭 얼굴을 보고 대화를 통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전하지 않아서 그렇지 
    과거에도 편지나 사람 편에 말을 보내고 받으며 교류하고 친분을 쌓아갔다. 
    지금은 사람 간의 대화가 양적으로 방대해져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은 순간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문자메시지나 SNS로 연애를 하고 우정을 나누는 일은 퍽 자연스러운 일이다. 
    썸을 타는 사람이 보낸 메시지를 보고 그 사람의 마음을 짐작할 수도 있다. 
    메시지는 당사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나름의 근거가 되니까. 
    그런데 문자메시지를 자기식으로 해석해 상대의 마음이나 
    그 관계를 단정해버리는 습관에 길들여지다 보면 어떻게 될까? 

     

    대화의 단절


    혹여 직접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일을 시간 낭비나에 너지 낭비로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아무리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해도 
    말하지 못한나의 사정과 내밀한 이야기는 있는 법인데.
    우리는 갈등이 생겼을 때조차 메시지나 이모티콘만으로 손쉽게 상황을 해결하려 한다. 
    서로를 위해 기다리는 시간 따위는 없다. 
    우리는 늘 연결되어 있으므로, 온라인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수순은 
    연락처 리스트의 숨김(또는 차단) 스와이프로 시작된다. 
    이어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친구 끊기. 
    함께 있는 대화방에서 나가기 등 연락처를 삭제하기 전까지 
    온갖 온라인상의 관계를 끊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또 메신저 사진과 문구를 바꿔 자신의 마음 상태를 허공에다 알린다. 
    이것이 온라인 절교의 절차이다. 
    온라인을 통해 사귄 친구들만 그런식으로 정리하는게 아니다. 
    연인이 될 수도 있었던 썸남썸녀에게도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해온 
    사람에게도 이런식으로 이별을 고하는 일이 흔해졌다.

     

    온라인 이별


    온라인용 대회는 우리의 인간관계와 소통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인간관계는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야만 이어지는건 아니다. 
    그런데 온라인 대화는 다소 일방적이며 자기중심적이다. 
    말과 글의 중간쯤인 온라인 대화가 말보다 차분하고 글보다 친근하여 
    이성과 감정을 고루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충동적이기 쉽고 공감이 부족한 맹점이 있다. 
    대화의 양은 엄청나지만 그 양에 비해 이해의 깊이는 얕고 가뜩이나 잘 안 되는 경청도 방해한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기 위한 추측과 해석은 엉뚱하게 빗나가기 쉽고 
    메시지 내용이나 그것을 주고받는 습관으로도 오해가 생겨난다.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을 때조차 끊임 없이 누군가의 메시지를 받는다. 
    그 순간 그것은 대화일까. 대화가 아닐까. 연애일까 짐작일까. 관계일까. 가짜 우정의 위안일까. 
    우리는 그 불빛이 나와 타인의 문을 환하게 열어주는 빛인지,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도록 깜빡이는 경고등인지를 알아야 하리라.